# 끄적끄적 #

소주 한잔 할래?

국철 2017. 3. 27. 13:3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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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소주 한잔 할래?"


막걸리 한잔 할래?

정말로 막걸리가 먹고 싶단 뜻이니???, 

막걸리 안 땡기면 거절해도 됩니다.


"맥주 한잔 할래"???

만나서 가볍게 웃고 떠들잔 얘기니, 

그럴 기분 아니면 거절해도 됩니다.


하지만

"소주 한잔 할래???

이 말은 좀 다릅니다.

진짜로 소주가 먹고 싶거나 가벼운 기분일 수도 있지만,

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.


힘들어서 일 겁니다.

외로워서 일 겁니다.

외로워서 힘들고, 힘들어서 외로운게 

사는 일 아니겠습니까?


소주가 맛있어 먹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?

그저 알콜에 물 탄게 소주 아니겠습니까?

그걸 굳이 조그만 잔에

홀짝홀짝 따라먹는 건 

왜 이겠습니까?


이 쓴 소주를 핑계삼아, 

만나고 싶다는 뜻 아니겠습니까?

같이 놀자고 말하는 법을 잊어버린 어른들이라, 

그저 같이 소주 한잔 하자는 말로 대신하는것 아니겠습니까?


숨바꼭질이나 발 야구를 할 수 있던 시절은 

다 지나가 버렸습니다.

젊음은 언제나 더 젊었던 날들에 바쳐지는 이름인 것도 같습니다.


너무 멀리 떠나온 우리는 이제 서로의 힘듦과 아픔을 온전히 느끼지 못합니다.

그러나 할 수 있는 건, 

소주 한잔 함께 마셔주는 것 뿐입니다.


외로운 잔 홀로 비우게 하지 않는 것 뿐입니다.

괜찮다고, 아무것도 아니라고, 다 이겨낼 수 있다고,.......

취해서 큰소리칠 수 있을 때까지만이라도 함께 

있어주는 것입니다.


비록 어두운 밤 

어느 갈림길에선가

비틀비틀 헤어지겠지만, 

아침이면 쓰린 속과 흐릿한 기억 뿐이겠지만,


그래도 외롭고 서글픈 밤에 쓴 소주잔 함께 비워 줄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당신 가슴 한켠에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.


"소주 한잔 할래?" 

라는 말을 해줄, 

말을 건넬 친구나 벗이 있다는 건, 참 인생을 잘 사신겁니다

그 친구 잃기 전에 서둘러 달려 가십시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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